효자동, 익숙하지 않은 한굴 간판들
오랜만에 통인시장을 가려고 경복궁역에 갔어요,
친구와 아무생각없이 걷고 있었는데 무심코 간판을 보니 뭔가 어색한 간판들이 보이더라구요.
뭐가 어색할까, 가만히 보니까 평소 외국어로 써있던 간판들이 다 한글로 적혀있는 걸 봤어요.
한글간판이 어색하다니... 한국에서!
순간 엄청난 쇼크를 받았었죠.
평소에 얼마나 외국간판에 익숙했으면, 한글로 된 간판이 이렇게나 어색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.
한글로 된 간판, 우리나라 말이 참 아름답다는 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'한글로 써져있는 간판은 좀 촌스럽다'
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. 아무래도 제가 미국 사대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겠죠?
한국영화보다는 외국영화가 더 재밌다는 이상한 선입견을 가진 것도 그렇고,
별다방보다는 스타벅스가 더 호감이 가는 지금의 제 모습..!
이런 생각이 제 의식적인 생각 밑에 깔려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좀 돋더라구요.
한국사람이면서 한국의 문하보다 다른나라의 문화에 더 익숙한 제 모습, '문화 상대주의'가 가장
조심해야할 '문화 주체성 소실'이 딱 제 삶에서 나타난다고 생각하니까 우울해졌어요.
광화문쪽으로 걸어오면서, 세종대왕님 동상을 봤는데
갑자기 울컥하더라구요. 저도 세종대왕님과 같은 이씬데, 이모양이라서 죄송하다고..
앞으로 한글을 더 사랑하겠다고...!